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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스클럽

이른 봄, 날것의 땅 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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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3-15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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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개구리가 동면에서 깬다는 절기, 경칩이 되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경칩이라는 절기는 단순히 개구리가 동면에서 일어난다는 것만을 알리지 않는다. 겨우내 단단하게 얼어붙었던 땅이 녹고 산속 깊은 곳의 계곡에도 슬슬 물이 녹기 시작하는 시기, 곧 봄의 시작을 알리는 날인 것이다


   유튜브 영상으로도 소개가 되었던, 줄스클럽 복합생태공간의 단단하게 얼어붙은 연못도 슬슬 녹았으리라는 기대로 경칩인 오늘 김줄스와 함께 이곳을 답사하고, 지역의 식생과 생물을 간단히 조사했다.

 

 

   숲과 물, 산과 길이 맞닿는 자리

 

   줄스클럽의 복합생태공간은 강원도의 임야에 위치해 있다. 유튜브를 통해 이른바 가물치 연못으로 소개된 이곳은 사실 가물치만을 키우기 위한 공간은 아니다. 2,500평에 달하는 야생의 공간 일부에 직경 약 15미터에 달하는 연못이 위치하고 있으며, 그 뒤로는 야트막한 산이 있다. 뒤로는 넓은 임야가, 앞으로는 이제는 사용되지 않는 제법 넓은 도로가 있다.

   도로를 통해 잠시만 이동하면 제법 유량이 큰 하천도 하나 있어, 이 일대에 산과 들, 숲과 하천이 모두 있는 셈이다. 때문에 이 한 공간을 통해 다양한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다. 그런 의미로 우리는 이곳을 복합생태공간으로 정한 것이다.

 

   방배동 1층의 줄스클럽이 세계 각지의 수중 생물들을 모아둔, 자연에 존재할 수 없는 이색적인 공간을 조성했다면, 이곳 강원도 복합생태공간은 한국의 자연 생태계를 날것 그대로 살피기 위한 공간으로, 공간 조성 또한 자연 상태 그대로를 최대한 살리는 형태로 진행할 계획이다.

 

   자세한 답사기를 통해 이곳에 어떤 생물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또 어떤 생물의 발견을 기대할 수 있을지 차례로 살펴보도록 하자.

 

 

   경칩,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는 날

 

   복합생태공간으로 이동해 가장 먼저 살핀 곳은 연못이다. 이 연못은 규모가 크진 않으나 자연적으로 형성된 연못으로, 장마철 일시적으로 흘러내린 물과 연못 중앙에서 용출되는 소량의 물만으로 형성될 뿐 별도의 하천과는 연결되지 않아 서식하는 어류는 없다. 하지만 날이 풀리면 다양한 수서곤충과 양서류를 관찰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유튜브 영상 촬영 시에는 너무 두껍게 얼어 돌로 두드려도 깨지지 않을 정도였던 연못이 완전히 녹아 있었다. 여느 해보다 겨울이 빨리 지나가버린 모양인지, 얼음 한 점 찾을 수가 없었다.

 

   연못 인근에서는 작년에 자랐던 개망초와 억새가 말라붙은 것을 볼 수 있었으나, 아직 새싹이 돋은 곳은 없었다. 다만 말라붙은 풀 사이로 뛰어다니는 별늑대거미와 귀뚜라미의 유충들을 보며 유난히 이르게 온 봄을 실감하게 했다.

 

   연못의 물은 급작스럽게 녹은 탓에 아직 박테리아 생태계가 안정되지 않았는지, 백탁 현상(수중의 오염물질 여과 박테리아 생태계가 불안정할 때 물 색이 희뿌옇게 보이는 현상)에 녹조가 더해져 묘한 흰 빛이 도는 연녹색을 띠었다. 연못 근처의 흙은 최근에 녹았는지 질퍽거렸다. 연못 안에서는 개구리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상당한 크기의 개구리알 군집들이 대여섯 개 보였으며, 각각의 군집은 10-15마리 정도의 암컷이 산란한 것으로 보였다.

   추정컨대 산개구리류의 알로 보이지만, 아직 정확한 정체를 단정하긴 어렵다. 이후 지속적 탐사를 통해 이들의 정체를 밝혀볼 예정이다.

 

 

   침엽수림에서 활엽수림으로

 

   연못을 살핀 후 연못을 둘러싼 숲을 탐사했다. 아직 나뭇잎이 돋으려면 멀었지만, 도리어 그렇기에 침엽수림 지대와 활엽수림 지대를 명확하게 구분해 살필 수 있었다.

 

   산림에는 꽤 큰 침엽수들이 보였지만 침엽수림의 범위는 그다지 넓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생태계의 천이가 꽤나 진행되어 있는 상태로, 곧 침엽수와 활엽수의 혼합림 상태에서 온전한 활엽수림으로 넘어가는, 천이의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는 숲이었다.

 

   천이란 오랜 시간에 걸쳐 특정 지역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종과 수가 달라지는 현상을 이르는 말로, 보통 지의류로부터 시작해 선태류(이끼)를 지나 수풀-관목림-침엽수림-혼합림(침엽수+활엽수)-활엽수림의 순서로 변화한다.

   바위가 지의류에 의해 모래로 분해되고, 이후 선태류가 그곳에 자리하며 토양을 기름지게 한다. 그 뒤 수풀이 자라고, 그보다 높게 자라는 관목(키가 작은 나무)이 자란 뒤 키가 큰 침엽수(잎이 바늘처럼 뾰족한 나무, 소나무 들)들이 자리하다가, 활엽수(잎이 넓은, 가을이면 잎이 떨어지는 나무)의 종자가 퍼진 뒤에는 상대적으로 햇빛을 많이 받는 활엽수들이 침엽수로 가는 빛을 가로막아 결국 활엽수림이 되어버린다. 식물 생태계의 끝에 다다르는 것이다.

 

   이곳은 일부 소나무들이 아직 건재하게 남아 있지만, 절반 이상의 숲을 활엽수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수피로 볼 때 대부분은 참나무속에 속하는 속칭 참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등의 다양한 참나무속 나무들이 소나무를 밀어내고 한참 세력을 넓히는 상태였다. 한쪽 구석에는 하얀 자작나무들이 한 무리를 이루고 있기도 했다.

   앞서 식물 생태계의 끝에 다다른다는 말을 했지만, 오히려 이런 천이의 마지막 단계에 올수록 다양한 동물들이 서식하는 숲이 조성된다. 잎이 넓은 활엽수는 침엽수보다 더 많은 양의 광합성을 하고, 많은 양의 탄수화물을 생성해 영양 많은 열매를 만든다. 당분이 진한 참나무의 수액에는 사슴벌레를 비롯한 다양한 곤충들이 모이며, 참나무의 열매인 도토리에도 바구미 유충 등 다양한 곤충들이 자리를 잡는다. 가을이면 떨어지는 도토리를 먹기 위해 다람쥐부터 멧돼지까지 다양한 포유동물들도 모인다. 특히, 이곳에는 이미 베어진 참나무들이 여러 곳에 쌓여 있었으며, 구름버섯 등의 버섯이 나무 전체에 고르게 피어 있어 야생 왕사슴벌레의 발견도 기대된다.

  숲의 답사 중에는 묘한 모양의 벌집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마도 큰뱀허물쌍쌀벌 또는 뱀허물쌍쌀벌의 집으로 동정되는데, 벌집만으로는 아직 정확한 종을 알기는 어렵다. 

 

   덧대어 침엽수림도 일부 건재하니, 소나무하늘소와 같은 침엽수림 서식종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날이 더 풀려 숲이 우거지는 여름이 되면 어떤 생물을 관찰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방치된, 그래서 더 가치 있는 곳

 

   사실, 이곳을 처음 봤을 때 여러 의구심이 들었다. 어떤 용도로 쓰인 땅인지 추측하기 어려워서다. 한쪽엔 연못이 있고, 한쪽은 (어떻게 봐도 강가에 있었을 법한 둥근) 돌들이 무더기로 쌓여 있다. 그 옆에는 자연의 암반을 깎아 만든 야트막한 절벽이 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가건물 둘이 보인다.

 

   이 두 건물은 얼핏 축사처럼 보이지만, 내부의 구조를 보면 축사였다 보기엔 이상한 부분이 많다. 일단 축사라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고, 제대로 동물을 가둬뒀을 만한 울타리도 보이지 않는다. 잘린 나무들이 평상처럼 늘어서 있는데, 그렇다고 또 평상의 역할을 할 수 있게 고정되어 있지도 않다. 굳이 추측하자면 표고버섯을 기르기 위한 가림막 용도로 세운 것일 듯한데(앞서 말한, 잘린 참나무들이 그런 추측을 하게 만든다), 그렇게 생각하기에도 규모가 작아 상업적 목적으로 버섯을 재배한 곳은 아닐 듯하다.

 

   굳이 결론을 내리자면 농업이나 축산업 등의 산업을 위해 이용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축사였든, 표고버섯 농장이었든, 모두 개인이 자급자족을 위한 정도의 규모로 세웠을 것이다. 그나마의 건물도 오래되어서, 사람이 이 땅에 발을 들인 것은 아주 오래된 일로 보인다. 곳곳에 자리한 고라니 배설물도 그런 추측에 힘을 더한다.

 

   사람에게 방치된 곳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날것 그대로의 땅으로 남아 생태 관찰 목적으로는 더 가치가 높은 곳이다. 이후의 계획도 인공 시설물을 여럿 세우기보다는 적당한 탐사로와 쉼터 공간만을 조성하고, 나머지는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남겨보려 한다.

 

 

   추억의 반두질, 결과는?

  

  

   이렇게 가벼운 탐사를 마친 후, 복합생태공간의 부근에 있는 하천을 답사하기로 했다



 

 

   3월 5개구리가 동면에서 깬다는 절기경칩이 되었다말은 이렇게 하지만경칩이라는 절기는 단순히 개구리가 동면에서 일어난다는 것만을 알리지 않는다겨우내 단단하게 얼어붙었던 땅이 녹고 산속 깊은 곳의 계곡에도 슬슬 물이 녹기 시작하는 시기곧 봄의 시작을 알리는 날인 것이다


   유튜브 영상으로도 소개가 되었던줄스클럽 복합생태공간의 단단하게 얼어붙은 연못도 슬슬 녹았으리라는 기대로 경칩인 오늘 김줄스와 함께 이곳을 답사하고지역의 식생과 생물을 간단히 조사했다.

 

 

   숲과 물산과 길이 맞닿는 자리

 

   줄스클럽의 복합생태공간은 강원도의 임야에 위치해 있다유튜브를 통해 이른바 가물치 연못으로 소개된 이곳은 사실 가물치만을 키우기 위한 공간은 아니다총 2,500평에 달하는 야생의 공간 일부에 직경 약 15미터에 달하는 연못이 위치하고 있으며그 뒤로는 야트막한 산이 있다뒤로는 넓은 임야가앞으로는 이제는 사용되지 않는 제법 넓은 도로가 있다.

   도로를 통해 잠시만 이동하면 제법 유량이 큰 하천도 하나 있어이 일대에 산과 들숲과 하천이 모두 있는 셈이다때문에 이 한 공간을 통해 다양한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다그런 의미로 우리는 이곳을 복합생태공간으로 정한 것이다.

 

   방배동 1층의 줄스클럽이 세계 각지의 수중 생물들을 모아둔자연에 존재할 수 없는 이색적인 공간을 조성했다면이곳 강원도 복합생태공간은 한국의 자연 생태계를 날것 그대로 살피기 위한 공간으로공간 조성 또한 자연 상태 그대로를 최대한 살리는 형태로 진행할 계획이다.

 

   자세한 답사기를 통해 이곳에 어떤 생물들이 자리하고 있으며또 어떤 생물의 발견을 기대할 수 있을지 차례로 살펴보도록 하자.

 

 

   경칩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는 날

 

   복합생태공간으로 이동해 가장 먼저 살핀 곳은 연못이다이 연못은 규모가 크진 않으나 자연적으로 형성된 연못으로장마철 일시적으로 흘러내린 물과 연못 중앙에서 용출되는 소량의 물만으로 형성될 뿐 별도의 하천과는 연결되지 않아 서식하는 어류는 없다. 하지만 날이 풀리면 다양한 수서곤충과 양서류를 관찰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유튜브 영상 촬영 시에는 너무 두껍게 얼어 돌로 두드려도 깨지지 않을 정도였던 연못이 완전히 녹아 있었다여느 해보다 겨울이 빨리 지나가버린 모양인지얼음 한 점 찾을 수가 없었다.

 

   연못 인근에서는 작년에 자랐던 개망초와 억새가 말라붙은 것을 볼 수 있었으나아직 새싹이 돋은 곳은 없었다다만 말라붙은 풀 사이로 뛰어다니는 별늑대거미와 귀뚜라미의 유충들을 보며 유난히 이르게 온 봄을 실감하게 했다.

 

   연못의 물은 급작스럽게 녹은 탓에 아직 박테리아 생태계가 안정되지 않았는지백탁 현상(수중의 오염물질 여과 박테리아 생태계가 불안정할 때 물 색이 희뿌옇게 보이는 현상)에 녹조가 더해져 묘한 흰 빛이 도는 연녹색을 띠었다연못 근처의 흙은 최근에 녹았는지 질퍽거렸다연못 안에서는 개구리알을 발견할 수 있었다상당한 크기의 개구리알 군집들이 대여섯 개 보였으며각각의 군집은 10-15마리 정도의 암컷이 산란한 것으로 보였다.

   추정컨대 산개구리류의 알로 보이지만아직 정확한 정체를 단정하긴 어렵다이후 지속적 탐사를 통해 이들의 정체를 밝혀볼 예정이다.

 

 

   침엽수림에서 활엽수림으로

 

   연못을 살핀 후 연못을 둘러싼 숲을 탐사했다아직 나뭇잎이 돋으려면 멀었지만도리어 그렇기에 침엽수림 지대와 활엽수림 지대를 명확하게 구분해 살필 수 있었다.

 

   산림에는 꽤 큰 침엽수들이 보였지만 침엽수림의 범위는 그다지 넓지 않았다흔히 말하는 생태계의 천이가 꽤나 진행되어 있는 상태로곧 침엽수와 활엽수의 혼합림 상태에서 온전한 활엽수림으로 넘어가는천이의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는 숲이었다.

 

   천이란 오랜 시간에 걸쳐 특정 지역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종과 수가 달라지는 현상을 이르는 말로보통 지의류로부터 시작해 선태류(이끼)를 지나 수풀-관목림-침엽수림-혼합림(침엽수+활엽수)-활엽수림의 순서로 변화한다.

   바위가 지의류에 의해 모래로 분해되고이후 선태류가 그곳에 자리하며 토양을 기름지게 한다그 뒤 수풀이 자라고그보다 높게 자라는 관목(키가 작은 나무)이 자란 뒤 키가 큰 침엽수(잎이 바늘처럼 뾰족한 나무소나무 들)들이 자리하다가활엽수(잎이 넓은가을이면 잎이 떨어지는 나무)의 종자가 퍼진 뒤에는 상대적으로 햇빛을 많이 받는 활엽수들이 침엽수로 가는 빛을 가로막아 결국 활엽수림이 되어버린다식물 생태계의 끝에 다다르는 것이다.

 

   이곳은 일부 소나무들이 아직 건재하게 남아 있지만절반 이상의 숲을 활엽수들이 차지하고 있었다수피로 볼 때 대부분은 참나무속에 속하는 속칭 참나무상수리나무굴참나무 등의 다양한 참나무속 나무들이 소나무를 밀어내고 한참 세력을 넓히는 상태였다한쪽 구석에는 하얀 자작나무들이 한 무리를 이루고 있기도 했다.

   앞서 식물 생태계의 끝에 다다른다는 말을 했지만오히려 이런 천이의 마지막 단계에 올수록 다양한 동물들이 서식하는 숲이 조성된다잎이 넓은 활엽수는 침엽수보다 더 많은 양의 광합성을 하고많은 양의 탄수화물을 생성해 영양 많은 열매를 만든다당분이 진한 참나무의 수액에는 사슴벌레를 비롯한 다양한 곤충들이 모이며참나무의 열매인 도토리에도 바구미 유충 등 다양한 곤충들이 자리를 잡는다가을이면 떨어지는 도토리를 먹기 위해 다람쥐부터 멧돼지까지 다양한 포유동물들도 모인다특히이곳에는 이미 베어진 참나무들이 여러 곳에 쌓여 있었으며구름버섯 등의 버섯이 나무 전체에 고르게 피어 있어 야생 왕사슴벌레의 발견도 기대된다.

  숲의 답사 중에는 묘한 모양의 벌집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마도 큰뱀허물쌍쌀벌 또는 뱀허물쌍쌀벌의 집으로 동정되는데, 벌집만으로는 아직 정확한 종을 알기는 어렵다. 

 

   덧대어 침엽수림도 일부 건재하니소나무하늘소와 같은 침엽수림 서식종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날이 더 풀려 숲이 우거지는 여름이 되면 어떤 생물을 관찰할 수 있을지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방치된그래서 더 가치 있는 곳

 

   사실이곳을 처음 봤을 때 여러 의구심이 들었다어떤 용도로 쓰인 땅인지 추측하기 어려워서다한쪽엔 연못이 있고한쪽은 (어떻게 봐도 강가에 있었을 법한 둥근돌들이 무더기로 쌓여 있다그 옆에는 자연의 암반을 깎아 만든 야트막한 절벽이 있고정체를 알 수 없는 가건물 둘이 보인다.

 

   이 두 건물은 얼핏 축사처럼 보이지만내부의 구조를 보면 축사였다 보기엔 이상한 부분이 많다일단 축사라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고제대로 동물을 가둬뒀을 만한 울타리도 보이지 않는다잘린 나무들이 평상처럼 늘어서 있는데그렇다고 또 평상의 역할을 할 수 있게 고정되어 있지도 않다굳이 추측하자면 표고버섯을 기르기 위한 가림막 용도로 세운 것일 듯한데(앞서 말한잘린 참나무들이 그런 추측을 하게 만든다), 그렇게 생각하기에도 규모가 작아 상업적 목적으로 버섯을 재배한 곳은 아닐 듯하다.

 

   굳이 결론을 내리자면 농업이나 축산업 등의 산업을 위해 이용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축사였든표고버섯 농장이었든모두 개인이 자급자족을 위한 정도의 규모로 세웠을 것이다그나마의 건물도 오래되어서사람이 이 땅에 발을 들인 것은 아주 오래된 일로 보인다곳곳에 자리한 고라니 배설물도 그런 추측에 힘을 더한다.

 

   사람에게 방치된 곳이지만그렇기에 더욱 날것 그대로의 땅으로 남아 생태 관찰 목적으로는 더 가치가 높은 곳이다이후의 계획도 인공 시설물을 여럿 세우기보다는 적당한 탐사로와 쉼터 공간만을 조성하고나머지는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남겨보려 한다.

 

 

   추억의 반두질결과는?

  

  

   이렇게 가벼운 탐사를 마친 후, 복합생태공간의 부근에 있는 하천을 답사하기로 했다



 

 

   3월 5개구리가 동면에서 깬다는 절기경칩이 되었다말은 이렇게 하지만경칩이라는 절기는 단순히 개구리가 동면에서 일어난다는 것만을 알리지 않는다겨우내 단단하게 얼어붙었던 땅이 녹고 산속 깊은 곳의 계곡에도 슬슬 물이 녹기 시작하는 시기곧 봄의 시작을 알리는 날인 것이다


   유튜브 영상으로도 소개가 되었던줄스클럽 복합생태공간의 단단하게 얼어붙은 연못도 슬슬 녹았으리라는 기대로 경칩인 오늘 김줄스와 함께 이곳을 답사하고지역의 식생과 생물을 간단히 조사했다.

 

 

   숲과 물산과 길이 맞닿는 자리

 

   줄스클럽의 복합생태공간은 강원도의 임야에 위치해 있다유튜브를 통해 이른바 가물치 연못으로 소개된 이곳은 사실 가물치만을 키우기 위한 공간은 아니다총 2,500평에 달하는 야생의 공간 일부에 직경 약 15미터에 달하는 연못이 위치하고 있으며그 뒤로는 야트막한 산이 있다뒤로는 넓은 임야가앞으로는 이제는 사용되지 않는 제법 넓은 도로가 있다.

   도로를 통해 잠시만 이동하면 제법 유량이 큰 하천도 하나 있어이 일대에 산과 들숲과 하천이 모두 있는 셈이다때문에 이 한 공간을 통해 다양한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다그런 의미로 우리는 이곳을 복합생태공간으로 정한 것이다.

 

   방배동 1층의 줄스클럽이 세계 각지의 수중 생물들을 모아둔자연에 존재할 수 없는 이색적인 공간을 조성했다면이곳 강원도 복합생태공간은 한국의 자연 생태계를 날것 그대로 살피기 위한 공간으로공간 조성 또한 자연 상태 그대로를 최대한 살리는 형태로 진행할 계획이다.

 

   자세한 답사기를 통해 이곳에 어떤 생물들이 자리하고 있으며또 어떤 생물의 발견을 기대할 수 있을지 차례로 살펴보도록 하자.

 

 

   경칩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는 날

 

   복합생태공간으로 이동해 가장 먼저 살핀 곳은 연못이다이 연못은 규모가 크진 않으나 자연적으로 형성된 연못으로장마철 일시적으로 흘러내린 물과 연못 중앙에서 용출되는 소량의 물만으로 형성될 뿐 별도의 하천과는 연결되지 않아 서식하는 어류는 없다. 하지만 날이 풀리면 다양한 수서곤충과 양서류를 관찰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유튜브 영상 촬영 시에는 너무 두껍게 얼어 돌로 두드려도 깨지지 않을 정도였던 연못이 완전히 녹아 있었다여느 해보다 겨울이 빨리 지나가버린 모양인지얼음 한 점 찾을 수가 없었다.

 

   연못 인근에서는 작년에 자랐던 개망초와 억새가 말라붙은 것을 볼 수 있었으나아직 새싹이 돋은 곳은 없었다다만 말라붙은 풀 사이로 뛰어다니는 별늑대거미와 귀뚜라미의 유충들을 보며 유난히 이르게 온 봄을 실감하게 했다.

 

   연못의 물은 급작스럽게 녹은 탓에 아직 박테리아 생태계가 안정되지 않았는지백탁 현상(수중의 오염물질 여과 박테리아 생태계가 불안정할 때 물 색이 희뿌옇게 보이는 현상)에 녹조가 더해져 묘한 흰 빛이 도는 연녹색을 띠었다연못 근처의 흙은 최근에 녹았는지 질퍽거렸다연못 안에서는 개구리알을 발견할 수 있었다상당한 크기의 개구리알 군집들이 대여섯 개 보였으며각각의 군집은 10-15마리 정도의 암컷이 산란한 것으로 보였다.

   추정컨대 산개구리류의 알로 보이지만아직 정확한 정체를 단정하긴 어렵다이후 지속적 탐사를 통해 이들의 정체를 밝혀볼 예정이다.

 

 

   침엽수림에서 활엽수림으로

 

   연못을 살핀 후 연못을 둘러싼 숲을 탐사했다아직 나뭇잎이 돋으려면 멀었지만도리어 그렇기에 침엽수림 지대와 활엽수림 지대를 명확하게 구분해 살필 수 있었다.

 

   산림에는 꽤 큰 침엽수들이 보였지만 침엽수림의 범위는 그다지 넓지 않았다흔히 말하는 생태계의 천이가 꽤나 진행되어 있는 상태로곧 침엽수와 활엽수의 혼합림 상태에서 온전한 활엽수림으로 넘어가는천이의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는 숲이었다.

 

   천이란 오랜 시간에 걸쳐 특정 지역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종과 수가 달라지는 현상을 이르는 말로보통 지의류로부터 시작해 선태류(이끼)를 지나 수풀-관목림-침엽수림-혼합림(침엽수+활엽수)-활엽수림의 순서로 변화한다.

   바위가 지의류에 의해 모래로 분해되고이후 선태류가 그곳에 자리하며 토양을 기름지게 한다그 뒤 수풀이 자라고그보다 높게 자라는 관목(키가 작은 나무)이 자란 뒤 키가 큰 침엽수(잎이 바늘처럼 뾰족한 나무소나무 들)들이 자리하다가활엽수(잎이 넓은가을이면 잎이 떨어지는 나무)의 종자가 퍼진 뒤에는 상대적으로 햇빛을 많이 받는 활엽수들이 침엽수로 가는 빛을 가로막아 결국 활엽수림이 되어버린다식물 생태계의 끝에 다다르는 것이다.

 

   이곳은 일부 소나무들이 아직 건재하게 남아 있지만절반 이상의 숲을 활엽수들이 차지하고 있었다수피로 볼 때 대부분은 참나무속에 속하는 속칭 참나무상수리나무굴참나무 등의 다양한 참나무속 나무들이 소나무를 밀어내고 한참 세력을 넓히는 상태였다한쪽 구석에는 하얀 자작나무들이 한 무리를 이루고 있기도 했다.

   앞서 식물 생태계의 끝에 다다른다는 말을 했지만오히려 이런 천이의 마지막 단계에 올수록 다양한 동물들이 서식하는 숲이 조성된다잎이 넓은 활엽수는 침엽수보다 더 많은 양의 광합성을 하고많은 양의 탄수화물을 생성해 영양 많은 열매를 만든다당분이 진한 참나무의 수액에는 사슴벌레를 비롯한 다양한 곤충들이 모이며참나무의 열매인 도토리에도 바구미 유충 등 다양한 곤충들이 자리를 잡는다가을이면 떨어지는 도토리를 먹기 위해 다람쥐부터 멧돼지까지 다양한 포유동물들도 모인다특히이곳에는 이미 베어진 참나무들이 여러 곳에 쌓여 있었으며구름버섯 등의 버섯이 나무 전체에 고르게 피어 있어 야생 왕사슴벌레의 발견도 기대된다.

  숲의 답사 중에는 묘한 모양의 벌집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마도 큰뱀허물쌍쌀벌 또는 뱀허물쌍쌀벌의 집으로 동정되는데, 벌집만으로는 아직 정확한 종을 알기는 어렵다. 

 

   덧대어 침엽수림도 일부 건재하니소나무하늘소와 같은 침엽수림 서식종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날이 더 풀려 숲이 우거지는 여름이 되면 어떤 생물을 관찰할 수 있을지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방치된그래서 더 가치 있는 곳

 

   사실이곳을 처음 봤을 때 여러 의구심이 들었다어떤 용도로 쓰인 땅인지 추측하기 어려워서다한쪽엔 연못이 있고한쪽은 (어떻게 봐도 강가에 있었을 법한 둥근돌들이 무더기로 쌓여 있다그 옆에는 자연의 암반을 깎아 만든 야트막한 절벽이 있고정체를 알 수 없는 가건물 둘이 보인다.

 

   이 두 건물은 얼핏 축사처럼 보이지만내부의 구조를 보면 축사였다 보기엔 이상한 부분이 많다일단 축사라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고제대로 동물을 가둬뒀을 만한 울타리도 보이지 않는다잘린 나무들이 평상처럼 늘어서 있는데그렇다고 또 평상의 역할을 할 수 있게 고정되어 있지도 않다굳이 추측하자면 표고버섯을 기르기 위한 가림막 용도로 세운 것일 듯한데(앞서 말한잘린 참나무들이 그런 추측을 하게 만든다), 그렇게 생각하기에도 규모가 작아 상업적 목적으로 버섯을 재배한 곳은 아닐 듯하다.

 

   굳이 결론을 내리자면 농업이나 축산업 등의 산업을 위해 이용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축사였든표고버섯 농장이었든모두 개인이 자급자족을 위한 정도의 규모로 세웠을 것이다그나마의 건물도 오래되어서사람이 이 땅에 발을 들인 것은 아주 오래된 일로 보인다곳곳에 자리한 고라니 배설물도 그런 추측에 힘을 더한다.

 

   사람에게 방치된 곳이지만그렇기에 더욱 날것 그대로의 땅으로 남아 생태 관찰 목적으로는 더 가치가 높은 곳이다이후의 계획도 인공 시설물을 여럿 세우기보다는 적당한 탐사로와 쉼터 공간만을 조성하고나머지는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남겨보려 한다.

 

 

   추억의 반두질결과는?

  

  

   이렇게 가벼운 탐사를 마친 후, 복합생태공간의 부근에 있는 하천을 답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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